[읽기 쉬운 누가복음강해]#82. 23:13-26. "군중이 빌라도를 압박하다"

2022. 1. 18. 21:29누가복음강해

 

 

  오늘 본문 말씀은 군중들이 빌라도를 압박하는 내용입니다.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들에게 예수를 심문해보니 죄를 찾지 못하였다고 합니다(13-14절). 그래서 예수를 태형에 처하고 풀어주겠다고 하니 "무리가 일제히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주소서 하니 이 바라바는 성중에서 일어난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리라"(18-19절). 본절에 나오는 바라바는 평범한 범죄자가 아니었습니다. 누가는 그가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폭력 혁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투옥되었다고 알려줍니다. 이 당시 이런 소요 사태가 빈번했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합니다. 물론 이런 사건들 때문에 로마와 대제사장은 대중 운동이나 메시아 운동에 과민반응을 보였는데, 특히 주요 절기 때인 유월절에는 로마 총독인 빌라도는 원래 주둔하고 있던 가이사라에서 예루살렘으로 파견을 나온 것입니다. 아마도 바라바는 그 당시 수많은 반란 지도자 중 한 사람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마가와 마태와 달리, 누가는 빌라도가 절기 때면 죄수를 풀어 주던 관행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바라바와 예수 중 한 사람은 십자가에 반드시 처형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 로마에서의 사형제도는 교수형, 참수형, 십자가형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십자가형은 너무나 끔찍하여 로마 시민에게는 적용을 시키지 않고 오직 로마제국에 반란을 꾀하는 무리나 아주 말을 듣지 않는 노예들에게 적용을 한 사형제도였습니다. 
 한 사람은 예수님이 처음부터 반대하셨던 폭력 혁명을 대표했고, 또 한 사람은 평화의 길을 제시하고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결국 폭력 반란을 일으킨 자들에게 합당한 십자가형으로 죽으십니다. 예수는 자신이 "불법자로 여김 받을 것"(22:37)이라고 예고를 하셨는데 너무나 빨리 이루어졌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풀어주고자 하니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21절).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게 하라고 외치는 군중들 속에는 예수를 따라다닌 무리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군중들은 예수님이 폭력을 행사하는 메시아가 아님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누가는 이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군중들의 마음속을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한 메시아 운동에 대한 실망감과 행여 로마인이나 대제사장이 자기들을 그 지도자의 후원자로 여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뒤범벅이 되어, 군중들은 모든 역사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는 그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이런 인간의 분노와 실수까지 하나님이 구원을 이루시기 위한 과정으로 사용하고 계심을 깊이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3: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붙들어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하더라" 여기 세 번째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라바 그리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치는 군중들에 이어서 등장하는 시몬이라는 인물. 그는 북아프리카의 유대인 공동체 한 곳에서 예루살렘까지 순례 길에 올랐다가 전혀 다른 의미의 순례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사형장으로 가는 죄인들은 자기가 매달릴 십자가의 가로대를 지고 갔습니다. 죄인에게 수치림과 고통을 안겨 주려는 의도였습니다. 누가는 예수님이 혼자서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얼마든지 추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24시간 동안 온갖 고문으로 아마도 탈진상태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복음서에서 제자들에게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따라오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눅 9:23). 그런데 드디어 한 사람이 그 말씀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자기 십자가도 아니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졌으니 그 이상입니다. 시몬은 경건과 거룩함과 섬김 가운데서 예수님을 뒤따라 겸손과 고통, 심지어 죽음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의 본보기가 됩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는 세 종류의 인간들이 등장합니다. 예수와 반대의 길을 갔던 바라바, 그리고 그런 바라바를 풀어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부르짖는 군중들, 또한 자기의 의도와 상관없이 예수님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게 된 시몬. 예수님이 십자가 처형을 받고 난 후 바라바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군중들은 예수님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십자가에 못을 박고 난 후 그들의 마음은 후련했을까? 시몬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멀리서 유월절 순례를 왔다가 의도치 않게 역사적 인물이 된 시몬 그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바로 앞에서 보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대신 십자가를 메고 온 예수님의 마지막 모습을 본 시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과연 이들에게 하나님은 어떤 마음을 주셨을까? 
 이 시간에 묵묵히 십자가를 대신 지고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시몬의 마음을 느끼고 싶다~그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왠지 비장함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