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강해

[읽기 쉬운 로마서강해]#1. 1:1-7. "인사말"

이헌교 2023. 9. 15. 16:01

 

복음, 즉, '좋은 소식'(good news)는 일차적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복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실로 극적이고 흥미진진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복음에 붙들릴 때 우리 삶과 희망은 놀랍게 변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전하는 '좋은 소식'은 일차적으로 이미 일어난 어떤 일 혹은 사건들에 대한 좋은 소식입니다. 그 사건들을 통해 세상이 달라졌던 것입니다. 좋은 소식이란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이자 세상의 진정한 주이신 메시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에 대한 소식입니다. 오늘 본문은 편지에서 인사말입니다.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편지를 쓴 대부분의 사람처럼, 바울도 편지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또 편지의 수신인이 누구인지 밝힙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다른 편지들처럼 발신자와 수신자 양자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덧붙임으로써, 이 상투적인 문구를 최대한 확장시킵니다.

 1:1,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바울이 1~7절까지 긴 인사말을 쓴 이유는 복음에 집중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냥 간단히 "왕이신 예수의 종 바울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로마의 모든 사람에게 은혜와 평강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라고 간략하게 써도 될 인사말을 굳이 이렇게 길게 쓴 이유가 복음의 중요성 때문일 것입니다.

 1:2,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바울은 구약의 예언서와 시편의 깊고 풍부한 내용에 의존합니다. 1세기 유대교에는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이스라엘을 이방(로마)의 압제에서 구출하러 오실 한 왕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울은 예수님, 특히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해 자신이 알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가지 개념을 만들어 냅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아들로 오실 왕(삼하 7:14, 시 2:7)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좋은 소식'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났고 하나님이 그 일을 행하셨고 왕이 오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왕은 세상이 자신의 소유임을 어떻게 주장하시는가? 좋은 소식을 들려서 대사들을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이 대사를 '사도'라고 부릅니다. 이는 '보냄 받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바울은 복음을 위하여 예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자라는 것입니다.

 1:3-4,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로마는 다시 세계 최고의 권력자인 황제의 본거지입니다. 그의 공식 직함에는 '신의 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제의 생일을 사람들은 '좋은 소식'이라고 환호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날은 평소 먹어보지 못하는 특식이 백성들에게 주어진 것 같습니다. 황제는 최강 제국 로마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님이야말로 진정한 왕이시며, 마땅히 세계의 주인이시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로마가 내세울 수 있는 그 무엇보다 훨씬 오래된 왕조, 곧 천 년 전의 다윗 왕조에서 나오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수많은 유대인이 고대했던 "죽은 자들 가운데서의 부활"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죽음은 폭군들과 세상의 마지막 무기인데, 예수님은 그것을 부수어 버리셨다는 것입니다.

 1:5,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그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바울은 이런 복음을 모든 이방인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예수님으로부터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았다고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이 사도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1:6-7,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자에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본문은 이 당시 로마에 살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는 말씀이지만 우리에게도 적용이 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들 역시 '믿음의 순종'(5절)을 보이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복음은 기분에 따라 살지 말지 결정할 제품 광고와는 다릅니다. 복음은 권위에서 나온 명령과 같아서, 그것을 거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로마 황제의 사자들은 세상을 돌면서 다음과 같이 느슨하게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황제가 주인이니, 여러분이 만일 로마 제국이 제공하는 경험을 맛보고 싶다면 황제에게 복종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라고. 아마 이렇게 전했을 것입니다. "황제를 거역하는 자들은 곧 죽음이다"라고

 바울이 말하는 복음의 메시지는 황제와는 아주 다른 종류의 능력을 행사하는 누군가가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것입니다. 로마서는 로마에 흩어져 있는 예수를 따르는 작은 공동체에 쓰여진 서신입니다. 그들은 그 당시 세상을 다스리고 있는 로마 제국에서 아주 불안하게 예수를 믿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로마 그리스도인들에게 바울은 예수님이 진정 이 세상의 주인이시라고 로마서를 통하여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초대 교회 당시 많은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과연 그들은 무슨 힘으로 그런 박해를 이겨내었을까? 바울인 말한 '복음'이란 교리로 이런 박해를 견디어 내었을까? 아마도 그들은 '복음'을 차가운 이성, 즉 머리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뜨거운 심장, 즉 마음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뜨거운 심장의 종교'라고 현대의 유명한 진보적인 신학자 마커스 보그는 말했습니다. '뜨거운 심장의 종교' 얼마나 흥분되는 말인가?

 이 시간에 한 번 생각해봅시다. 나는 복음을 들으면 나의 심장이 뜨거워지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