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강해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36. 9:14-29. "귀신 들린 소년"

이헌교 2023. 8. 7. 11:16

 

가이사라 빌립보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제 십자가를 질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서 들려온 음성이 예수님의 소명과 그 소명에 대한 제자들의 깨달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제 길은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비교적 쉬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오늘 본문을 읽으면 좋을 것입니다.

 9:14-15, “이에 그들이 제자들에게 와서 큰 무리가 그들을 둘러싸고 서기관들이 더불어 변론하고 있더라 온 무리가 곧 예수를 보고 심히 놀라며 달려와 문안하거늘“우리가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서기관들은 결코 제자들이 상대할 수준의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서기관들은 그 당시에 율법을 연구하는 학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정식 랍비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고 신학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비해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기적은 체험했지만 체계적인 율법 지식을 가진 자들이 아니었습니다. 서기관들은 평소 예수님의 이적과 기적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당시 자칭 타칭 메시아가 많았는데 이들은 사회를 소요스럽게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기관들은 지금 해박한 성경 지식을 가지고 과연 예수님이 메시아가 맞는가 하는 점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침 예수님도 없고 제자들만 있었는데 이들이 병 고침을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는데 이에 서기관들이 제자들을 공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9:17-18, “무리 중에 하나가 대답하되 선생님 말 못하게 귀신 들린 내 아들을 선생님께 데려왔나이다 귀신이 어디서든지 그를 잡으면 거꾸러져 거품을 흘리며 이를 갈며 그리고 파리해지는지라 내가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내쫓아 달라 하였으나 그들이 능히 하지 못하더이다”제자들은 앞서 전도 여행에서 예수님에게 능력을 받아 귀신들을 물리치고 병 고침 사역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아마도 귀신들도 급이 달라서 급이 높은 귀신은 다루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에는 기도가 필요하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29절). 다시 말하면 이런 일들에는 특별히 영적 집중력이 필요한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변화산에서 특별한 기도 시간을 보내셨기에 거기서 돌아오셨을 때는 더 강한 능력을 갖게 되셨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본문의 요점은 제자들이 이 문제를 다루지 못했고, 그래서 무리는 조바심을 냈다는 것입니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일에서 한층 업그레이드가 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마가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이 초기에는 어렵다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수록 더 쉬워진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걷는 법을 배울수록 더 많은 용기와 영적 에너지를 요구하고 더 어려운 임무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지금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8:19, “대답하여 이르시되 믿음이 없는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오 그를 내게로 데려오라 하시매”본문에 나오는 “믿음이 없는 세대”에서 믿음이란 단순히 믿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믿음이 완전히 고갈된 철저한 불신앙의 상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질책의 대상은 제자들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답변은 “믿음 없는 세대”에 대한 슬픈 평가이며, 자신이 얼마나 오래 이들과 함께 있어야겠느냐는 회의의 표현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슬픈 심정은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이미 선언하신 예수님의 신념을 확인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예수님이 직접 슬픔의 길을, 십자가의 길을, 구원을 이루는 소명을 따르실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본문은 이 소란의 핵심인 자기 자녀 때문에 애간장이 타고 있는 한 남자를 가리킵니다.

 9:23-24,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 곧 그 아이의 아버지가 소리를 질러가로되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하더라”복음서 전반부에서는 많은 사람이 비교적 쉬어 보이는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께로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만지고 치유를 받습니다. 그 정도로 간단해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의 남자에게 믿음은 결코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이 남자는 지금 제자들로 인하여 믿음과 의심 사이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자기 아들을 고치지 못하자 그 남자는 예수님도 하실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이 요청은 회의가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뜻이냐?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 그 남자는 예수님에게 요청합니다. “제가 정말 믿습니다! 저의 믿음 없음을 도와주십시오!”. 우리가 힘든 상황에서 기도할 때 자꾸 그렇듯, 그의 외침에는 절망과 신뢰가 뒤섞여 있는 것입니다. 그 외침에 더 많은 사람이 무슨 일인지 보러 달려오고 예수님은 더러운 귀신을 꾸짖어 귀신을 그 아이에게서 나오게 하시니 귀신은 나가고 아이가 죽은 것 같이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은 아이가 죽은 줄 알고 있습니다(25-26절). 9:27, “예수께서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이에 일어서니라”본문에서 “일으키시니 일어났다”이 두 단어는 신약성경에서 부활을 일컫는 일반적 단어이라고 합니다.

 9:28-29, “집에 들어가시매 제자들이 조용히 묻자오되 우리는 어찌하여 능히 그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마가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들에게 상황이 더 어려워지겠지만, 예수님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끝까지 충성하며 하나님 나라를 임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은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가겠는가?”입니다. 전에는 거뜬히 할 수 있었던 일도 못할 정도로 큰 혼란에 빠져 있는가? 새로운 영적 능력을 구하며 더 많이, 더 간절하게 기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가? 그리고 그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믿음으로 기도하는 법을 아는가?를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