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1. 13:1-13. "종말의 징조"
많은 사람들이 마가복음 13장과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병행 구절을 주로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올 말씀에서 예수님이 미래를 말씀하실 때 성경에 나오는 우주적인 표현을 사용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13장 전체가 큰 차원의 우주적 미래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이 암시하듯이 13장의 주제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습니다. 이번 장의 주요 주제는 예루살렘 성전의 미래와, 성전의 종말이 올 때까지 예수님의 제자들이 겪을 일에 대한 것입니다.
13:1-2,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실 때에 제자 중 하나가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나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하시니라”예수님 당시 예루살렘 성전은 헤롯대왕 때부터 건축하기 시작했는데 46년 동안 건축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 성전은 그 당시 어마어마한 걸작품이었고, 그 후에도 성전 공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이 성전이 마무리되는 데는 무려 82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성전은 결국 1차 유대전쟁 때(70년) 파괴되고 맙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성전에 갔을 때 그 돌과 건물의 위용에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예수님에게도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무나도 두려운 예언을 하셨습니다. 그것은 이 아름다운 예루살렘 성전이 철저하게 파괴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 일이 언제 일어날지 예수님에게 물어봅니다.
3-13절은 사실 성전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그들은 성전 파괴의 원인이 될 커다란 재난이 발생하고, 그 재난이 있을 때까지 자신들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경고하시면서, 더 이상 그들을 직접 지도하고 격려할 수 없는 시간이 온다고 분명하게 예고하십니다. 예수님께 충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자들은 예수님이 지금까지 당하셨고 앞으로 곧 당하실 일을 당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떠난 후에도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들로 규정되고, 그 때문에 고난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3:7-8, “난리와 난리의 소문을 들을 때에 두려워하지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아직 끝은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지진이 있으며 기근이 있으리니 이는 재난의 시작이니라”8절 마지막 “재난의 시작”에서 원어의 뜻은 “산통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산통의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새로운 세계, 새로운 창조, 정의와 평화와 자비와 진리가 드디어 만개하는 오는 시대를 임하게 하실 때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 시대부터 그들은 새날의 탄생을 알릴 산통을 겪는 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오늘날까지 보존된 예수님 당시 많은 작가들의 글도 유대인의 희망을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디서 큰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는다고 즉시 예루살렘이 곧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당시는 오늘날처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서 전쟁이 나도 수개월이나 수년까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었고, 그나마 전해진 전쟁 소식도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어느 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해서 곧 그 거룩한 도시에도 지진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떠나신 후에 인내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거짓 선생과 무시무시한 소문, 자연재해가 그들을 공황 상태에 빠뜨리려 할 것입니다. 그들은 그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산통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13:9,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매질하겠으며 나로 말미암아 너희가 권력자들과 임금들 앞에 서리니 이는 그들에게 증거가 되려 함이라”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목적과 이 세상의 고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살도록 부름 받은 제자들은 그 격변 한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앞으로 공의회에 넘겨지고, 회당에서 매를 맞게 되며(고후 11:23-24), 총독들(벨릭스와 베스도, 행 23:24, 25:1)과 왕들(아그립바. 행 25:13)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미리 걱정하지 말하고 하십니다. 그들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시는 성령이 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13:11, “사람들이 너희를 끌어다가 넘겨 줄 때에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염려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그때에 너희에게 주시는 그 말을 하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요 성령이시니라”본문은 설교자들에게 적용되는 명령이 아닙니다. 예수님에게 속했다는 이유로 반역죄로 재판을 받을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미리 염려하거나 준비하게 되면 상대방의 올무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할 때 성령께서 때맞춰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를 알려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을 오해해서 설교자들이 설교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13:13, “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본문의 경고는 한 세대 후에 로마에서 성취되었습니다. 로마황제 네로가 그리스도인들을 잔인하게 박해했던 것입니다. 초대교회의 역사를 보면 이런 경고가 실제로 필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이 말씀에 상당한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경고는 오늘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박해를 당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종종 그 반대의 유혹을 받을 것입니다. 즉 침체되고 냉소적으로 변해, 하나님 나라는 그저 종교적 이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모든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은 그 인내를 하라고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인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써 인내를 잘 감당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