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강해

[읽기 쉬운 에베소서강해]#11. 3:14-21. "바울의 기도"

이헌교 2024. 2. 16. 11:38

 

바울 서신은 앞부분 절반은 ‘교리’이고 뒷부분 절반은 ‘윤리’, 즉 편지의 반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다루고 나머지 반은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다룬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에베소서는 1~3장은 대부분 ‘가르침’ 아니라 기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문체나 분위기가 갑자기 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서신에 줄곧 나오던 대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어린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3장에서 ‘교리’가 담겨 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독교의 최고 교리는 기도의 삶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 예배와 결합한 무미건조한 지적 탐구보다는 기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예배와 기도에 형식인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의 삶은 예배와 기도가 중심임을 그의 서신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예배와 기도야말로 그가 설교하고 목회 사역을 하고 집필할 때 근간이 된 놀라운 능력의 비밀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영적 성숙을 위한 기도를 하고자 하는 내용입니다.

 3:16-17,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 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기도는 사랑과 능력이 함께 생겨난다고 바울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과 기도하는 사람 사이에 사랑의 관계가 깊어지고, 하나님에게서 그 사람에게로 특히 그 사람을 통하여 능력이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사랑과 능력, 그것이 본문에서 바울이 기도하는 전부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도는 어린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핵심을 깨닫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을 사랑이 많으시고 능력이 많으신 아버지로 아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사랑에 뿌리를 내리는 것, 즉 그 사랑이 삶의 모든 측면에서 바위처럼 단단한 토대가 되도록 그림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 사랑이 한 사람의 개인 삶에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효과적인 에너지가 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깊고 강력한 지식과 사랑으로 초대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즉 기도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지식과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모든 것을 경험으로 아주 분명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 안에서 믿음을 가진 이들이 이 사실 역시 알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핵심에는 그리스도인의 경험을 표현하는 대중적인 어구가 있습니다. 바로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마음에 초대하는 것’ 혹은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는 것’을 쉽게 말합니다. 그것은 위험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그저 예수님이 그 안에 거하신다고 느끼거나 믿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인들 안에’ 거하시는 것보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을 훨씬 자주 말합니다. 우리가 메시아 안에서 하나님의 가족에 속하게 되었다는 더 큰 그림 안에서, 바울이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바울의 의도를 이해한다면 왕이신 살아 계신 주님이 그리스도인 각자 안에 거하신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속사람 안에서 우리를 강하게 하고 새롭게 할 것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뿌리를 내리고, 안전하고 견고한 집으로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을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3:18-19,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본문에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도가 하나님의 진리의 전 영역을 알 수 있도록 우리의 정신적, 영적 시간을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적 지식이든 신적 지식이든 그 지식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 아래위, 앞뒤에 있는 모든 것이 그 왕 안에서, 그분의 사랑 안에서 우리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분을 모셔 들이면, 하나님이 모든 충만하심으로 우리를 채우신다는 것입니다.

 3:20-21,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기를 원하노라 아멘”본문은 교회 예배의 축도로 자주 사용하는 구절입니다.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도 시간을 마무리 할 때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은 참 하나님이시라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충만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 그 가능성을 실현할 새로운 과업과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20절을 자세히 읽어 보고 묵상해 보세요. 그런 다음 하나님이 공동체인 당신, 개인인 당신 안에서, 당신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실지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지금 근시안적으로 검토하고 생각하는 것 훨씬 이상을 이루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루어 주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