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요한계시록강해]#37. 18:1-8. "진노의 포도주"
17장과 본장은 모두 바벨론의 멸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17장은 음녀 바벨론의 죄악상을 밝히고 심판을 예고하며, 18장은 큰 성 바벨론의 멸망상과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바벨론 멸망의 선언(1~8절)에 이어 세 계층, 즉 왕들, 상인들, 선원들의 이야기(9~20절)가(9~20절) 있고, 마지막으로 그 멸망의 모습(21~24절)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17장에서 짐승과 열왕들에 의한 바벨론의 멸망에 대한 예언 하였고 여기에서는 다른 천사의 음성이 먼저 멸망을 선언하고 하늘에서의 음성이 성도들에게 멸망에서 피할 것을 권고하면서 바벨론의 멸망과 결과를 언급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18:1-2, “이 일 후에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 오는 것을 보니 큰 권세를 가졌는데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지더라 힘찬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본장의 내용이 앞장과는 다르게 전개되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른 천사는 17:1에 나오는 천사와는 달리 하나님께로부터 큰 권세를 받아 바벨론의 완전한 멸망을 선포하기에 합당한 자격과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천사가 큰 소리로 말한 것은 전 세계가 바벨론 멸망의 선언을 듣게 하고 멸망의 사실이 확실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함이었습니다. 한 때 바벨론은 한창 번영할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완전히 황폐하여 누구도 사는 자가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바벨론은 번영하고 있을 때는 마귀의 지배 아래 있었고 멸망한 후에는 마귀의 소굴과 사탄의 하수인인 귀신들이나 악령들이 모여드는 소굴이 된다는 것입니다(사 13:21-22, 렘 51:37). 바벨론이 무너졌다고 외치는 천사는 인간의 오염과 오만과 억압, 그리고 그 결과로 탄생한 음탕한 사치와 악이 최종 결정권을 갖지 않으리라는 소식을 가지고 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실 것이고, 창조 세계 자체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유의 말씀, 안도의 한숨, 캄캄한 지하 감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영광의 빛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요한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8:3-5, “그 음행의 진노의 포도주로 말미암아 만국이 무너졌으며 또 땅의 왕들이 그와 더불어 음행하였으며 땅의 상인들도 그 사치의 세력으로 치부하였도다 하더라 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부터 다른 음성이 나서 이르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그의 죄는 하늘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신지라”본문은 바벨론 멸망의 원인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로마는 당시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서 상인들은 지중해 연안의 각 나라들과 교역하여 많은 이익을 얻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그들은 그 여자, 즉 바벨론의 사치를 이용하여 막대한 부를 쌓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권 때문에 그들은 그 여자와 결탁하여 부와 사치를 누릴 뿐만 아니라 온갖 불의와 죄악을 저지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나친 부의 축적은 사회적인 불평등과 분열을 초래했고 멸망의 주요한 원인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바벨론은 스스로, 참되신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세웠을 뿐 아니라 온갖 사람들을 영적 간음에 끌어들였고 자신의 부와 사치로 그들을 자기 세력에 잡아 두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긍휼을 바라는 모든 사람은 거기서 나와야 할 뿐 아니라 그곳을 멸망시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18:6-8, “그가 준 그대로 그에게 주고 그의 행위대로 갑절을 갚아 주고 그가 섞은 잔에도 갑절이나 섰어 그에게 주라 …그러므로 하루 동안에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함과 흉년이라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 그를 심판하시는 주 하나님은 강하신 자이심이라”본문에서 언급된 심판은 악한 도시에게 일어난 일이 자초한 일임을 강조하도록 치밀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악을 자신에게 되돌리고, 오만이 아찔한 높이에 닿았다가 속수무책으로 땅에 추락할 수밖에 없게 하시는(사 47:8-9) 하나님의 역사인 것입니다. 바벨론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약,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가 혼합했던 약을 받을 것입니다. 바벨론을 중독시키려 했던 사람들에게 사용할 독약을 제조하는 데 자기잔을 이용해 왔고 이제는 그 잔을 직접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로마에서 빠져 나오라‘는 명령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분명 이것은 이사야 48:20과 52:11-12, 그리고 특히 에레미아 51:45에 있는 소환 명령의 반복인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의 독자들은 이 메시지를 어떻게 자기에게 적용해야 할까? 그들 중에 신실한 사람들은 바벨론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신실하지 못하거나 타협한 사람들은 다가오는 박해에 대해, 또 ’이겨야‘ 하는 긴급한 필요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이미 받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요한은 후자의 그룹에게 이 소환 명령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요한의 환상은 그의 시대 도시의 환상입니다. 곧 제국 중앙에 사치스럽게 앉아, 대금을 지불하는 방문객에게 호의를 베풀고, 유용한 사람들 혹은 막대한 은행 잔고를 보유한 사람들을 고귀하게 대접하고 능력이나 재산이 없는 사람들을 쓰레기처럼 내던지는 도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국은 등장했다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무정부 상태를 원하시지는 않는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 통치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운영하기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권위 구조는 선한 창조 세계의 일부입니다(골 1:15-16). 이런 구조들이 하나님의 세상과 그분의 형상을 지닌 피조물을 위한 그분의 선한 목적에 봉사하는 겸손한 종이 되는 본분을 넘어서서 스스로 권력을 사칭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백성의 본분은 언제나 전자가 후자로 넘어가는 지점을 분별하는 것이었고, 그런 일이 일어날 때는 물리적으로나 영적으로 지체 없이 떠나는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신실한 백성답게 영적 분별력이 있는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