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강해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23. 6:36-46. "아버지의 뜻"

이헌교 2023. 3. 8. 17:32

 

출애굽 후 광야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터득해야 했던 힘겨운 교훈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하나님 야훼는 자기들 뜻대로 부릴 수 없는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메인 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이집트에서 구출하기로 결정하신 이유는 그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나거나 수가 많은 훌륭한 민족이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특별히 윤리적이거나 경건한 백성이 아님을 분명히 아셨습니다. 즉 그들의 모습 그대로는 하나님을 매료시킬 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던 것입니다. 이런 그들을 백성으로 삼아서, 그들을 하나님의 목적과 사랑을 온 세상에 알리는 민족으로 삼으시겠다는 결단은 단지 그분의 사랑의 선택이었을 뿐이라고 신명기 7:7-11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7:7-11은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얼마나 많이 하나님께 불평해서 그분의 화를 돋웠는지를 모세가 이야기하는 맥락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단골 반대자인 유대 사람들은 출애굽 이야기의 광야 백성들처럼 여기서도 불평을 쏟아 놓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 들이 원하는 바를 채워 줄 그런 지도자 혹은 메시아를 찾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믿도록 ‘이끌’ 백성들을 선택하시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시는데, 이는 신명기 7장의 경고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즉 너희가 하나님의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해서 너희가 본래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6:36-37,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아니하는도다 하였느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쫒지 아니하리라”그들은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일하시는 것, 곧 예수님이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도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예수님을 찾는 것을 “빵을 먹고 배불렀기”(26절)때문이라고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본문을 예정론으로 보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본문은 유대인의 불신앙을 책망하는 내용입니다. 즉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자랑하지만 실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로 나아오지 않으면 그들이 택함 받지 못한다고 요한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이라는 것이고, 하나님이 택한 자는 다 믿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며, 그러므로 믿음은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는 자는 결코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6:39-40,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 하시니라”믿음으로 예수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에게, 그분이 마지막 날에 그들을 일으키시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요한복음 곳곳에서 제시되는 소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말씀입니다. ‘영생’이란 예수님의 내적 생명을 공유하는 삶의 특징으로, 누구든지 믿는 사람에게 즉시 제공되는 것입니다. ‘영생’의 단어의 뜻은 이 삶이 죽음 이후에도 계속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삶인지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오는 시대의 삶, 하나님이 세상에 주시려고 늘 계획하셨던 새 생명입니다. 하지만 이 영원한 생명이 마지막에 취하게 될 형태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 달리, 몸을 벗어난 영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기독교적 사고입니다. 즉 어떤 사람이 믿는 현재에 시작되어 죽음 이후의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영생은 결국 5:25-29에서 이미 언급된 부활 생명의 형태를 띠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들은 이들은 예수님이 요셉의 아들인데 어찌하여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하느냐 하면서 수군거립니다(41-43).

 6:44-45,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으니 오는 그를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 선지자의 글에 그들이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으리라 기록되었은즉 아버지께 듣고 배운 사람마다 내게로 오느니라”본문의 “그들이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으리라”말씀은 이사야 54:13을 인용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사야서를 인용하신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유배에서 돌아오게 하실 때 일어난 갱신에 대한 구약의 중요한 예언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사야 본문의 핵심은 그 당시 이스라엘이 더할 나위 없는 무능력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도권을 쥐셔야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자신들이 무능력한 상태임을 알아야만, 그리고 겸손해야만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의 주도권은 언제나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즉 목마른 사람은 누구든지 와서 나누어 주는 물을 마시라고 초대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오는 사람은 누구든지 거절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떡을 맛보는 모든 사람은 영생의 삶을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그 떡을 맛볼 수 있는 자격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단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는 자들, 즉 모든 것을 예수님에게 의지하는 자들이란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예수님에게 의지하고 있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