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강해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24. 6:47-59. "인자를 먹고 마심"

이헌교 2023. 3. 9. 11:39

 

먹고 마시는 일과 관련된 유대인들의 여러 가지 규례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피를 절대 금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레 17:10-14). 이것은 지금도 코셔라는 도축 체계로 잘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즉 동물의 몸에 피가 남아 있지 않게 하는 도축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본문에서 자신의 몸과 피를 마시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기독교가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승인받기 전 로마시민들은 기독교인들을 인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식인종으로 오해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의도는 무엇일까?

 다윗이 자기 고향 베들레헴을 점령한 블레셋 사람들과 싸울 때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다윗은 마실 물을 찾다가, 베들레헴에 있는 우물에서 떠 온 물을 마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고 말하자 세 용사가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에서 물을 길어 가지고 와서 다윗에게 마시라고 했으나 다윗은 마시지 않고 부어버립니다(삼하 23:15-16). 그러면서 다윗은 “주님 제가 어찌 감히 이 물을 마시겠습니까! 이것은 목숨을 걸고 다녀온 세 용사의 피가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삼하 23:17). 다윗은 자기를 위해 죽음을 무릅쓴 세 용사의 충정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먹고 마시라’는 것은 피를 먹지 말라는 유대교의 율법을 어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다윗의 의도와 같은 것입니다. 다윗은 전우의 ‘피를 마시지’ 않겠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생명을 건 모험을 이용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던 것입니다. 예수님도 참 메시아로서 다윗보다 훨씬 더 훌륭한 분이 되실 것입니다. 그분은 몸소 자기 생명을 거실 것입니다. 그분은 실제로 생명을 잃으실 것이고, 그분의 전우들은 그 죽음에서 유익을 얻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분의 피를 마실“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그 죽음의 모든 의미가 그들의 갈증을 풀어 줄 것이라고 요한은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은 생명의 떡이라고 했습니다(48절). 만나를 먹은 조상들은 죽었지만(49절), 하늘에서 내려온 떡은 죽지 않게 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50절). 6: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의 사이에서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할 수 있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52절).

 6:53-5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살리리니”본문에서 먹고 마신다는 단어를 ‘영적으로 해석해서’ 묵상, 예배, 감사의 관상 등 내면의 비물리적 사건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바울이 고린도전서 10장과 11장에서 말하듯이, 실제로 물질을 먹고 마신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많은 논란이 있는 본문이지만 요한은 본문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성찬, 주님의 식사, 신자들이 먹고 마시도록 예수님의 몸과 피가 신비롭게 주어지는 성례를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6:56-58,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예수님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은 자신과 정말 하나가 되려면 자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셔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자들이 진정한 출애굽 백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첫 출애굽에서 조상들은 떡을 받아먹었지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떡, 예수님 자신이신 이 생명의 떡은 죽어서 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떡을 먹는 자들은 죽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영생을 누리다가 마지막 날에 부활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이 육체가 되셨다면(1:14). 예수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내 안에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령의 역사함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행하는 성례전 또한 성령의 역사함으로 하지 않는다면 범신론적인 신비주의 우상숭배로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믿음 없이 성례전에 참여해도 영원히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믿음 없이 성령 없이 먹고 마시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63-64절). 그러므로 성찬식을 할 때 예수님이 하신 말씀 “나를 기억하라”(눅 22:19)는 말씀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항상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성찬식에 참여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