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창세기강해]#13. 3:8-13. "하나님의 낯을 피하다"
오늘 본문은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질문을 통해 죄의 본질을 드러내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는 죄가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세상도, 인간도 완전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피조물의 대표요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의 범죄는 세상에 죄를 유입하였던 것입니다(1-6절). 그리고 그러한 죄의 유입은 세상과 인간에게 급격한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본문은 바로 그러한 죄의 세상 유입으로 인한 최초의 결과에 대한 기록인 것입니다.
3:8, ”그들이 그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본문에서 저자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바로 그날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찾아오셨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본문에서는 뱀과 여자가 대화를 나눌 때는 사용하지 않은 ”여호와 하나님“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악과를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는 인류 최초의 언약인 선악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께서 바로 언약의 상대자인 인간을 찾아오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표현인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에서 ’소리‘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고 합니다. 즉 아담과 하와를 부르는 소리인지, 아니면 아담과 하와를 향하여 다가오시는 소리인지,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임재하실 때 흔히 동반하는 우레소리(출 9:23)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해석이 올바른 해석인지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자신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어떤 소리를 통해 알리셨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소리를 외면하고 자신을 숨긴 것이 범죄 한 아담과 하와의 모습인 것입니다. 즉 아담이 범죄한 후 더 이상 하나님과 교류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을 피하는 비참한 지경에 빠졌다는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저자는 출애굽 한 독자들에게는 그들이 하나님과의 교류가 없는 400년 동안 상태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고,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과의 교류가 끊어져서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은 첫 독자의 논높이에서 해석을 하면 더 깊은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9-10,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본문에서 ’부르다‘의 히브리어 단어의 의미는 큰소리로 ’외치다‘ (삼상 26:14) 란 의미와 ’소환하다‘ (욥 13:22)란 의미도 지닌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아담이 부인할 수 없도록 분명한 목소리로 그를 소환하셨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길게 묻지 않고 간략하게 질문하면서 다른 말씀 모두 생략하신 채 단도직입적으로 아담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만을 표면으로 끄집어내시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아담의 반응이 원어 성경에는 ”하나님의 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소리‘로 나와 있다고 합니다. 한편 본문의 ’소리‘는 단순히 ’듣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 소리의 의미를 ’깨닫다‘ (램 5:15)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이는 하나님이 찾아오신 목적을 아담이 이미 깨닫고 있었다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아담의 대답은 ”벗었으므로 두려워 하여“ 숨었다고 말합니다. 이 본문을 직역하면 ’그리고 나는 두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벗었기 때문입니다‘라고 합니다. 범죄 이전에도 아담은 벗고 있었으나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담은 지금 무화과나무잎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고 있어서 최소한의 수치는 가리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아담은 두려워 숨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일까?
3:11, ”이르시되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본문에서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란 의미는, 누군가 아담과 하와가 벗은 것이 수치스러운 일임을 악의를 가지고 지적했음을 뜻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지적해 준 것은 뱀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명령한 것을 상기시키십니다.. 그리고 ’네가 먹었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자신과 아담 사이에 있었던 과거 일을 지적하심으로 아담에게 범죄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의 변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12-13,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앞절에서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과거를 회상시킨 것, 즉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명한” 것과 동일하게 본문에서도 아담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하와를 주신 과거 사실을 회상함으로써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이 죄의 원인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담은 범죄의 이차적인 책임을 하와에게 돌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담은 하나님과 하와에게로 이어지는 범죄를 강조하면서 자기 자신은 범죄에 아무런 책임이 없음을 은연중에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하와에게 “어찌하여 이렇게”하였느냐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하와가 범죄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라기보다는 하와가 하였던 일 ‘이것이’, ‘무엇이냐’ 는 회개를 촉구하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하와는 뱀이 “나를 꾀므로” 먹었다고 말합니다. 이 뜻은 ‘길을 잃게 하다’ 혹은 ‘속이다’는 뜻으로 ‘나로 하여금 길을 잃게 하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 범죄 한다는 것은 하나님만 바라보고 바른 길을 가야 할 사람이 하나님에게서 눈을 뗌으로써 바른 길을 잃어버리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고, 그분께 자신의 삶 전체를 의뢰할 때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하나님 절대 의존적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명령에 불복종한 인간은 스스로 하나님을 피해서 도망 다니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전달받을 수 있는 통로가 끊겨 버린 것입니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가 인간들의 불복종으로 끊겨버린 것입니다. 그 끊어진 통로를 다시금 이어져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 바로 구원의 개념인 것입니다. 그 구원을 위하여 오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신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예수님으로 인하여 구원받은 백성답게 하나님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