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강해

[읽기 쉬운 출애굽기강해]#41. 17:8-16. "아말렉 과의 전투"

이헌교 2022. 3. 10. 12:45

 

오늘 본문은 아말렉과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아말렉 족속은 혈통적으로는 에서의 손자인 아말렉의 자손들입니다(창 36:12). 모세는 아말렉 족속을 '열국 중 으뜸'(민 24:20)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들의 용감하고 사나운 기질을 인정하였습니다. 아말렉은 본래 에서 족속에 속하였으나 모세 당시에는 에돔 족속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시내 반도에서 유목 생활을 하며 독자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이들은 가나안 남방 땅에 거주하면서 주로 애굽의 국경 지대와 시내 반도를 배회하며 약탈을 일삼기도 했습니다(민 13:29). 그러나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르비딤까지 당도하자, 아말렉 족속은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유하고 있는 땅과 소유물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빼앗길까 봐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스라엘 행렬의 후미에 쳐져 있는 연약한 자들을 약탈하려고 기습 공격했습니다. "곧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너를 길에서 만나 너희 피곤함을 타서 내 뒤에 떨어진 약한 자들을 쳤느니라"(신 25:18)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를 영적으로 해석하면 성경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우리가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우리의 본능과 옛 습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말렉 족속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족속입니다. 만약에 하나님을 두려워했다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성과 세상 권세들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아말렉을 끝까지 대적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이 아말렉 족속과 싸워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7:8, "그 때에 아말렉이 와서 이스라엘과 르비딤에서 싸우니라" 아말렉은 후미에서 낙오하는 약한 무리들을 공격하다가 드디어 본대와 전쟁을 일으키고자 했습니다. 아마도 물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을 발견한 사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신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물을 그들이 차지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200백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아말렉 족속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17:9-10,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를 위하여 사람들을 택하여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라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 꼭대기에 서리라 여호수와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홀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본문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군사 지도자로 언급되고 있는 여호수아는 원래 에브라임 지파 눈(Nun)의 아들로서 본명은 호세아입니다(민 13:8). 그러나 훗날 모세에 의해 여호수아로 개명되었습니다(민 13:16). 아말렉과의 전투에 임하여 그가 모세로부터 군사 선발권을 위임받은 점은 이미 그가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믿음과 굳세 용기를 지닌 지도자적 인물로 인정받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그는 모세가 죽은 후 백성들로부터 아무런 반대도 받지 않은 채 모세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신 34:9).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신정 국가를 세울 수 있게 이끌어 나간 정치적 지도자라면, 여호수아는 전형적인 군인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가나안 족속을 정복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하나님의 종이 었습니다. 따라서 여호수아는 세상의 권세를 물리치고 우리를 하나님 나라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꼭대기에 서리라'이 말은 곧 앞으로 일어나게 된 일은 확실하고도 분명하게 여호와의 통제하에 들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산 꼭대기에 서리라'는 말은 모세가 산에 올라가 기도할 것임을 예시해줍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투 경험이 전혀 없었고, 특별한 무기나 갑옷으로 무장하지도 않은 비정규군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모세가 그들의 승리를 위해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지 않으면 그들의 패배는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모세가 선택된 병사들에게 충분한 군사 물자를 보급하겠다거나 전리품 분배 따위를 보장한 것이 아니라, 오직 지도자인 자신이 하나님께 기도하겠다는 것만을 말한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17:10-11. "여호수아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레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홀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기도의 동역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예수님도 최후 십자가 사건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기도하실 때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을 데리고 가셔서 당신과 함께 기도하도록 하셨습니다(마 26:37-40). 홀은 유다 지파 갈렙의 후손이며 또한 유명한 성막 건축가였던 브살렐의 조부입니다(대상 2:19). 고대 이스라엘 역사가 요세푸스는 '홀'은 모세의 누이인 미리암의 남편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본문에서 모세가 손을 든다는 것은 간구하는 기도 자세를 가리키며, 손을 내린다는 것은 기도의 중지를 상징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눈에 직접 보이는 가시적 형상이나 동작으로 영적 진리를 보여주신 것은 구약 시대의 독특한 계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당시 이스라엘은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상태로서 군사적으로 위험을 줄 만한 경험과 경륜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이스라엘에게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직접 개입이었습니다. 지팡이를 든 모세의 '손'은 하나님의 이적이 일어날 것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17:12,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홀이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여기서 '모세의 팔이 피곤했다'는 말은 아말렉을 물리친 승리의 원동력이 이스라엘 지도자 모세의 능력 자체에 있지 않음을 암시합니다. 곧 이스라엘의 승리는 모세 개인의 육신적 기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오직 '하늘에서 오는 하나님의 신적 능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치르는 영적 전쟁은 우리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하고 계시는 성령 하나님이 싸우신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17:13-14,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쳐서 무찌르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나 내가 아말레을 없이 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 마침내 이스라엘은 아말렉을 극복하고 이기게 됩니다. '책에 기록하여'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차 있을 가나안 정복 전쟁에 대해서도 용기와 승리의 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들리라'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미리부터 여호수아를 이스라엘 후임 지도자로 삼으려고 계획하셨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말렉을 없이 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하나님께서 아말렉을 이토록 철저하게 징벌하시는 이유는 같은 혈족(창 36:12) 임에도 불구하고 무자비하고도 비겁하게 연약하고 지친 상태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배후를 기습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말렉은 이후에도 반 이스라엘 전쟁에서 항상 앞장서 하나님의 백성을 전멸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말렉은 히스기아 왕의 통치하에서 시므온 지파에 의해 최종적을 멸망하게 됩니다(대상 4:41-43).

 17:15-16, "모세가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 하고···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셨다 하였더라"'여호와 닛시'는 '여호와는 나의 깃발'이란 뜻으로, 하나님께서는 전쟁터에서 이스라엘을 항상 승리하게 하시는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여호와가 아멜레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는 말씀은 여기서 대대로 싸우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당대의 싸움을 후손에까지 미루어 싸우시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아말렉 족속의 후손들을 남겨 두셨다가 그들을 통해 당신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훈련시키고, 후에 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 마침내 아말렉 족속들을 멸하시겠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경건한 성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아말렉과 같은 하나님을 거역하는 본성들이 우리 내면에 아직 남아 있습니다. '칭의'는 우리의 '죄책'에 대하여 하나님이 우리를 의롭다고 여기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있는 내면의 적과는 영적 전쟁을 치루어야 할 몫은 우리들의 것입니다. 단 이 영적 전쟁 또한 우리들의 몫이지만 오늘 말씀처럼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른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임하고 계시는 성령 하나님의 능력으로 영적 전쟁을 치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모세처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따름입니다. "아버지 나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성령의 불로 태워주시고 오직 내 안에는 성령 하나님만이 임하게 하소서"이것이 우리들이 날마다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 안에 있는 아말렉과의 전쟁은 우리가 '영화'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치루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