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태복음강해]#57. 13:1-9.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2022. 8. 17. 17:13마태복음강해

 

13장은 마태복음서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이야기 중 세 번째 것입니다. 마태복음은 5-7장, 10장, 13장, 18장, 23-2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지난 사건들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내다봅니다. 특히 몇몇 비유는 하나님이 모든 악을 뿌리 뽑으시고 단번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실 미래의 위대한 심판을 예고하며 경고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사람들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실 때가 올 것임을 이미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의로운 자는 억압에서 해방되고 악한 자는 가혹한 벌을 받을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들은 무엇 때문에 예수님에게 몰려와 말씀을 듣고자 하는 것일까?

 13:1-2,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가사 바닷가에 앉으시매 큰 무리가 그에게로 모여들거늘 예수께서 배에 올라가 앉으시고 온 무리는 해변에 서 있더니”그 당시 문화는 스승은 앉았고 학생들은 서 있었다고 합니다. 즉 이들은 예수님을 스승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이미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예수님의 사역을 통해서 예수님이 그 심판과 상관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그들은 예수님에게 말씀을 듣고자 거기에 모여든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바로 지금 그들을 원수로부터 구원해 내실지, 그리고 그 과정에 그들이 어떻게 참여하기를 원하시는지,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예수님이 더 자세히 알려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기에 온 것이었습니다. 그들 또한 나름대로 생각이 많았을 것입니다. 특히 군사적 혁명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이 새로운 예언자가 드디어 무장하라고 명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옛 예언의 성취였습니다. 반항적인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오랜 분노 끝에, 새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는 구약의 예언을 그들은 회당에서 들었고 어떤 이들은 직접 연구까지 했을 것입니다. 새날이 오면 그들은 드디어 악으로부터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해의 농사를 새롭게 시작하는 농부처럼, 하나님은 밭에 씨를 뿌릴 것이고 그 씨는 열매 맺을 것입니다. 이사야나 에레미아 같은 선지자들이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속한 파종과 추수는 창조주 하나님이 죄로부터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는 행위, 유배로부터 구출하시는 행위, 억압에서 풀어 주시는 행위를 설명하는 그런 언어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젊은 예언자가 나타나서 놀라운 일들을 행하자 사람들은 그가 바로 그 모든 것을 이룰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씨 뿌리는 농부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그들이 바닷가에 가만히 서서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을 한 번 상상해보세요. 행여 한 마디도 놓칠세라 배에 앉아서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귀 기울이면서 듣고 있는 분위기는 어떤 분위기일까? 많은 설렘과 기대에 찬 분위기 일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그들이 기대한 것과 달랐습니다. 하나님이 마침내 이스라엘 땅을 회복해 주시고, 그들이 언제나 꿈꾸던 풍성함과 부유함을 회복해 주시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성공 이야기이기도 하고 실패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9절의 “귀 있는 자는 들으라”는 말씀은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이 또한 본인이 하신 말씀을 무리들이 단번에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 어떤 이들은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암호화해서 들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왕과 예언자들을 보내셨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로 성공할 사람을 하나님이 보내시는구나. 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더러는 낭비되지만 드디어 몇 개가 열매를 맺는구나. 물론 본인은 열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정말로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단순하고 알아듣기 좋게 이제 우리들이 일어날 때가 왔다. 다 같이 봉기하여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자라고 하면 될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말씀하시려는 것일까? 하나님이 당신의 나라를 세우시는 데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일까? 아니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도대체 예수님은 어떤 대단한 추수를 생각하시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의미를 놓칠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기다렸던 것, 기도했던 것이 정말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그 일을 이루려고 왔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너희가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를 따라와라, 내 말을 들으라, 고민하고 깨달아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날 바닷가에 서 있던 그 무리처럼 우리도 고민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오늘날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깨달아야 합니다. 마태가 쓴 복음서는 바로 그 일을 도와주기 위해서 쓰여진 책인 것입니다. 이처럼 기독교는 기분이나 복듣워 주는 작은 교훈들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하시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 안에서 이미 하신 일, 그리고 오늘날 우리를 통해서 하시려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진정으로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고민하고 깨달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