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3. 12:02ㆍ요한복음강해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 즉 일반 유대인과 권력 실세들의 우려 배후에는 대개 로마제국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예수님 시대 100여 년 전에 중동 전체를 대부분 장악했다고 합니다. 일반 마을이나 동네에는 로마 군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멀지 않은 북쪽인 시리아에 로마 군단이 주둔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유대 총독은 언제든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로마 군대가 진군해 왔을 때 수천 명의 유대인 반란군 청년들이 십자가에 처형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유대 지도자들이 이런 위협에서 자유롭게 되어, 로마인들의 명령과 상관없이 마음껏 민족의 삶을 꾸리고 싶었지만, 그들은 대대적 반란이 일어날 경우 일어날지도 모르는 대대적 파괴보다는 로마가 허용한 반자유 상태를 훨씬 더 선호했던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오늘 본문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11:47-48, 이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공회를 모으고 이르되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만일 그를 이대로 두면 모든 사람이 그를 믿을 것이요 그리고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가리라 하니“예수님이 안식일에 눈먼 사람을 고쳐 주는 것은 그래도 넘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을 일으키는 것, 그것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소문을 퍼뜨린다면 이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또 메시아적 행동을 하면서 반란군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키면 시리아에 있던 로마군단이 예루살렘으로 쳐들어 올 것이며 잘못되면 민족자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지도자들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제사장 가야바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하지 아니하는도다“(50절).
11:51-52, “이 말은 스스로 함이 아니요 그해의 대제사장이므로 예수께서 그 민족을 위하시고 또 그 민족만 위할 뿐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모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죽으실 것을 미리 말함이러라”대제사장이 하는 말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곱씹어 생각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 할 예언입니다. 즉 예수님은 반란군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처형되어, 민족을 위해 죽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죽음은 유대 민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훨씬 더 큰 무리들을 위한 것이 될 것입니다. 곧 이 지구상 어디에 있든, 모든 하나님 자녀들을 위한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요한은 지금 대제사장의 말을 신적 예언으로 해석하며 예수님의 죽음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요한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어린 양이시라고 말했습니다(1:29, 36),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성전 파괴와 재건이라는 비유로 설명하셨는데(2:19-21). 이것이 본문과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인자가 광야의 뱀처럼 ‘높이 들려서’(3:14-15) 자기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 영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세상의 생명을 위해 자기 살을 내놓고(6:51), 목자는 양 떼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10:15-18). 이 모든 것이 본문에 함축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11:53-54, “이 날로부터 그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니라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 유대인 가운데 드러나게 다니지 아니하시고 거기를 떠나 빈 들 가까운 곳인 에브라힘이라는 동네에 가서 제자들과 함께 거기 머무르시니라”예수님은 아직 자신의 사역이 끝나지 않으셨기에 즉 죽을 때가 아니었기에 예루살렘 북동쪽 20km 지점에 있는 에브라힘 성읍으로 가서 유월절까지 약 2개월을 머무신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11:57,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붙잡으려고 누구든지 그가 있는 곳을 알면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유대 지도자들은 몇 번이나 예수님을 체포하려고 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소명의식이, 반대쪽에 있는 지도자들의 우려와 정치적 계산과 만났던 것입니다. 이제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은 순례자들이 유월절 명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55-56절).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어린양(1:2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어린양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자유를 기념하며 어린양이 죽는 유월절에 죽임을 당하십니다. 이것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결국 예루살렘은 예수님이 죽으신 후 40년이 채 못 되어 대규모 혁명이 일어납니다. 로마인들은 정말로 와서 성전을 파괴했고, 예루살렘은 전쟁의 참화에 휩싸이고 유대인들은 완전히 파탄이 났습니다. 1차 유대전쟁(66-70년)은 약 100만 명이 넘게 죽었으며, 9만 명이 로마로 포로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현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만약에 예수님 당시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을 했다면 지금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확실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독교는 현재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예정이란 말인가?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넓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포용력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유명한 프랑스 신학자 자크 엘룰은 현재의 기독교를 ‘뒤틀린 기독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 2,000년이 흐르는 동안 초대 기독교 신앙이 많이 퇴색이 되고 혼탁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대 기독교역사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초대 교회로 돌아가자는 진정한 구호의 핵심인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초대 교회의 성도의 눈높이에서 성경을 읽고 있는지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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