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52. 12:27-36. "때가 왔다"

2023. 4. 20. 11:41요한복음강해

오늘 본문은 인류의 죄를 한 몸에 짊어지시고 자신의 생명을 버릴 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을 느끼신 예수님이 심한 고민에 빠지신 내용입니다. 즉 요한복음서의 겟세마네인 것입니다.

 12:27,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이때에 왔나이다”예수님은 앞절에서 헬라인 몇 사람이 찾아뵙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때가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순간을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 다가오자 예수님이 마음은 괴롭다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예수님은 육체가 되신 말씀이셨던 것입니다. 연약한 육체, 우리 모두처럼 고통에 움찔하는 육체, 살과 피를 지닌 인간으로서 그분의 타고난 본성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때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피할 다른 길은 없는가?”. 다른 복음서들은 겟세마네 동산에 이를 때까지 예수님의 이런 심정, 자기 자신과의 이런 괴로운 내면의 대화를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요한이 그것을 앞당겨 가져온 덕분에, 우리는 지금 예수님이 체포되시기 전 예루살렘에서의 심정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12:28-29, “아버지여,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옵소서 하시니 이에 하늘에서 소리가 나서 이르되 내가 이미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다시 영광스럽게 하리라 하시니 곁에 서서 들은 무리는 천둥이 울었다고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고도 하니”복음서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예수님을 향해 공적으로 말씀하신 경우가 세 번이었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세례를 받으실 때(마 3:17, 눅 3:21-22), 변화산 사건에서(마 17:5, 막 9:7, 눅 9:35), 그리고 본문입니다. 각각의 복음서는 첫 독자들이 틀립니다. 그러면 요한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요한복음에서 모든 것이 아버지의 영광을 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영광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어떤 일이라도 무엇이든 하겠다는 예수님의 헌신에 대한 태도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길을 다 걸어가시면서, 기초를 준비하셨고, 아버지의 뜻에 대해서와 어떻게 세상이 구원받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계획의 변경을 요청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은 자신의 괴로움 마음은 목적에 위험이 있음을, 또한 그 위험을 비껴가지 않고 거쳐야 영광이 온 세상에 비칠 것을 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소서!”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천둥은 바로 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던 것입니다.

 12:30-31,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소리가 난 것을 나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이니라 이제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의 임금이 쫓겨나리라”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권을 가로챈 이들, 그 통치권을 남용하여 가난한 이들을 짓밟고 스스로 왕과 군주와 심지어 신으로까지 높아진 이들, 이제 그들이 전부 유죄 판결을 받을 것입니다. 이제 이 세상에 심판이 온다는 예수님의 심판의 말씀은 수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부류의 메시아가 아닌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의도는 세상 나라를 전복시키고, 하나님 나라로 그것을 대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12:32-33,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자기가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보이심이러라”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방법은 예수님 자신이 광야의 뱀처럼 막대기에 ‘들려’ 높아지시는 것입니다(3:14-15). 이것이 세상이 구원받는 길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받으시는 길인 것입니다. 칼은 창조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못합니다. 자기희생적인 사랑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예수님은 지금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청중들은 납득하지 못합니다.

 12:34, “이에 무리가 대답하되 우리는 율법에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 함을 들었거늘 너는 어찌하여 인자가 들려야 하리라 하느냐 이 인자는 누구냐”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약 성경에 의거하면 메시아는 영원히 거하실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삼하 7:13-16, 시 89:4). 그들은 메시아가 고난을 받고 죽는다는 사실과 부활하신다(사 53장)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가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도대체 인자가 누구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12:35-36,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직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으니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둠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 어둠에 다니는 자는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하느니라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요한은 독자들에게 너무나 근시안이어서 멀리 보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한 예수님의 좌절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제자들도 예수님이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가를 잘 모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예수님의 제자들 또한 예수님이 지금 무엇 때문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지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예수님은 빛과 어둠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빛은 잠시만 더 그들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빛을 붙잡고, 빛 안에서 걷고, 빛을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들에게도 하시는 말씀일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빛 가운데서 그 빛을 붙잡고 그 빛 안에서 걷고 있는지를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