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강해(62)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6. 14:26-52. "예수께서 체포되시다"
지금까지는 예수님이 모든 것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계획하고 지시하고 가르치고 인도하셨습니다. 언제나 말과 행동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님은 무력하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도 그들이 완전히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본문에서는 예수님의 공포와 졸던 제자들이 느낀 당황스러움에서 인간적 감정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죽을 때 침착했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 내내 동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제자들은 비록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슬퍼했지만, 마지막까지 그가 일관되게 가르친 것, 그가 냉정하게 내뱉은 마지막 연설을 기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본문을 통해서 본 예수님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식 영웅담도 아니고 전형적인 유대교 ..
2023.09.05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5. 14:12-25. "마지막 만찬"
유대교 절기는 대부분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구출해 주신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축제는 유월절이라고 합니다. 유월절에는 하나님이 그들을 해방시키신 이야기를 나눌 뿐 아니라, 식탁 옆에 놓인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웠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자유인들은 로마문화의 영향을 받아 그냥 앉지 않고 비스듬히 누워 식사도 하고 담소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유월절 기념은 매우 종교적인 행위였을 뿐 아니라, 유대인들이 억압을 당한 오랜 세월 동안에는 매우 정치적인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유월절은 “겉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하나님의 행방된 민족이다”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 주는 절기였던 것입니다. 또한 유월절은 충성심을 지켜 주고,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격려하는 축제였습니..
2023.09.04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4. 14:1-11. "베다니에서 기름부음 받으시다"
13장은 성전의 종말이 주제였다면 14장은 예수님 개인의 죽음, 즉 종말에 관해 말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또한 본장은 수난 주간의 셋째 날인 화요일에서 여섯째 날인 금요일 새벽까지 약 4일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길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운명과 성전의 운명은 나란히 가고 있다고 마가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성전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은 예수님 자신에게 일어날 일에 대한 예언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지고 있습니다. 향유가 담긴 병을 들고 온 여자 이야기가 중간에 배치되어 전체를 지배하지만, 앞뒤로 대제사장의 음모와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기 위해 그들과 협상하러 가는 장면을 배치시켜놓고 있습니다. 본문을 읽다 보면 각 장면에서 이제는 예수님의 마지막이 가까..
2023.09.01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3. 13:28-37. "깨어 있어라"
본장의 전체 주제는 바로 성전 파괴입니다. 예수님의 주된 관심사는 종말, 즉 성전의 종말과 그때까지 유대 민족이 지켜 오던 삶의 방식의 종말이 곧 온다는 징조가 무엇인지를 제자들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후 70년 이후 유대인들은 성전보다는 율법 중심으로 자신들의 삶을 재건했는데, 그 율법에도 성전 예배 규칙이 자세하게 들어 있어서 과거를 계속해서 상기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유대전쟁에서 사두개파는 모두 전쟁 전에 외국으로 피신을 했고, 에세네파는 광야에서 로마군대에 의해 멸망당했으며 열심당원들은 마세다 요새에서 최후의 일인까지 싸우다 다 죽었고 바리새파만 살아남았기 때문에 1차 유대전쟁 이후 이들이 유대교를 이끌었기 때문에 율법 중심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그 기조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
2023.08.31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2. 13:14-27. "또 다른 징조"
13장은 성전 붕괴와 관련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5~13절에서 예수님은 앞으로 일어날 여러 일들에 당황하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경고하셨습니다. 목숨이 걸린 재판을 받을 때조차도 드디어 성전이 종말을 맞이하겠구나 하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즉 마지막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4절에 와서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꿋꿋하게 견디라고 했지만, 이제는 신호만 오면 도망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망갈 때를 알려 주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돌아보거나 물건을 챙길 틈도 없이 도망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재난이 임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3:14,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읽는 자는 깨달을진저)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2023.08.30 -
[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51. 13:1-13. "종말의 징조"
많은 사람들이 마가복음 13장과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병행 구절을 주로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올 말씀에서 예수님이 미래를 말씀하실 때 성경에 나오는 우주적인 표현을 사용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13장 전체가 큰 차원의 우주적 미래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이 암시하듯이 13장의 주제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습니다. 이번 장의 주요 주제는 예루살렘 성전의 미래와, 성전의 종말이 올 때까지 예수님의 제자들이 겪을 일에 대한 것입니다. 13:1-2,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실 때에 제자 중 하나가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나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
202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