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태복음강해]#119. 27:39-44. "십자가에서 조롱 당하시다"

2023. 1. 25. 11:00마태복음강해

 

앞의 본문에서는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조롱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빌라도 앞에서 고발당한 죄목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유대 지도자들, 즉 대제사장들과 나머지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성전과 자기 자신에 대해 하신 말씀, 그리고 특히 자신이 그 인자라고, 진정한 메시아라고 주장하신 말씀을 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27:39-40, “지나가는 자들은 자기 머리를 흔들며 예수를 모욕하여 이르되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하며”마태는 다시 한번 예수님이 가야바 앞에서 심문받으셨던 이야기로 우리를 데려갑니다(26:59-66). 유대인들은 상대방을 멸시하거나 조롱하려고 할 때, 머리를 흔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시 22:7, 에 2:15). 마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3:17)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이것을 인식하고 계셨고 자신의 소명을 확인받았다고 믿으며 공생애를 사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믿음 때문에 십자가라는 혹독한 현실 앞에 서 계신다고 마태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27:41-43, “그와 같이 대제사장들도 서기관들과 장로들과 함께 희롱하여 이르되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로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올지어다 그리하면 우리가 믿겠노라 그가 하나님을 신뢰하니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제 그를 구원하실지라 그의 말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도다 하며”본문에서 말하는 유대 지도자들이 조롱하는 말은 예수님이 사막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을 때의 말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4:1-11). 네가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렇게 배가 고파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네가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하나님이 너를 극적으로 돌보시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 어떻겠느냐? 네가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왜 네가 말한 대로 하지 않느냐? 성전을 무너뜨렸다가 다시 지어라, 네가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왜 그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느냐? 네가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왜 하나님은 너를 구원해 주지 않느냐? 그러나 예수님은 4장에서는 성경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 시험에 맞섰지만 이번에는 침묵하십니다.

 4장에서 받으신 시험과 십자가에서 받으신 조롱, 그 사이에 예수님의 전 공생애가 있는 것입니다. 그 기간 동안에 예수님은 유대 민족의 지도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도전받으시고 대결도 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마귀와 한 패라고 비난도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가시는 길이 하나님 나라로 가는 참된 길임을 믿으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오는지 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적과 기적과 가르침에 흥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랐던 것입니다. 또한 성전의 타락과 운영방식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은 하나님이 하실 새로운 일을 위해 현재의 성전이 파괴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결말이 이렇게 십자가처형이라는 것으로 끝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부터 예수님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아셨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은 홍해로 들어가는 이스라엘처럼, 깊은 물로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은 약속의 땅이 펼쳐진 반대편 땅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참 이스라엘의 길, 출애굽의 길, 죽음을 지나 새로운 세상 새로운 생명이 있는 반대편 땅으로 인도하는 길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저 로마인들을, 대제사장들을 패배시키러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죄의 결과물인 죽음 자체를 패배시키러 오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그 길을 앞서 가야만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십자가에 계셔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야 이 세상이 구원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죽임이 패배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주신 일을 완성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아버지의 기쁨이 완전할 것입니다.

 이 시간 예수님이 가신 길을 하나님은 우리에게 요구하시면 우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 번 진지하게 생각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