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1. 1:1-8. "세례 요한의 설교"

2023. 6. 16. 15:59마가복음강해

 

마가복음은 예수님에 대한 가장 짧고도 예리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마가복음을 최초로 기록된 복음서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확실히 마가복음은 강렬한 한방을 날리는 듯한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예수님과 하나님,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족보, 누가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잉태, 요한은 영원 전부터 말씀으로 계신 예수님에 대해 언급하면서 복음서를 시작한 반면에 마가는 역사적이든지 초역사적이든지 그 배경이 되는 서론 부분을 생략하고 직접 하나님의 아들로부터 시작함으로써 오직 사실만을 들은 그대로 적으려 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종의 복음’이라고 불리는데, 사실상 열심히 일하고 섬기는 종에게는 실제로 서론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1:1-3,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 선지자 이사야 글에 보라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2절은 말라기 3:1을, 3절은 이사야 40:3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마가의 착각인지, 사본 기자의 착오인지, 이사야를 대표자로 세웠는지 정확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요한은 누군가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요한은 그를 맞이할 준비를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요한은 왕족이 오기 전에 앞서가서 사방으로 다니며 자기 뒤에 오시는 “더 강한 분”을 맞이할 준비를 시키는 전령 같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정리정돈을 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라고 요한은 말하고 있습니다.

 1:4-5, “세례요한이 이르러 광야에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요한의 사역은 유대 사회를 놀라게 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이 주시는 표적을 구했지만 그것이 이런 모습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메시아가 나타나 앞장서서 로마에 맞서 싸워 주시를 바랐지, 예언자가 나타나 회개를 요구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요한의 외침은 헤롯과 가야바로 대표되는 유대교라는 꿈에서 깨어나라는 것입니다. 당시 유대교는 자유를 이야기했지만, 진정한 자유가 어떤 모습인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그들에게 꿈에서 깨어나 유대 역사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회개의 세례”인 것입니다. 해마다 유월절이면 그들은 출애굽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창조 이야기와 더불어 구약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출애굽 사건은 요한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도 잘 아는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을 세상의 빛이 되라고 택하시어 구출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엉뚱한 곳을 바라보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돌이켜서 바른 길을 가야 한다고 마가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회개’의 개념인 것입니다.

 1:6-8,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본문은 세례 요한의 의식주 생활이 어떠했는가를 구체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요한의 옷은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주로 입는 종류의 것이라고 합니다. 메뚜기 또한 그 당시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먹던 일종의 대용 식품이었다고 합니다. 석청은 그곳에 서식하던 여러 나무들에서 채취한 수액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신학자들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요한의 삶은 자기 절제와 금욕을 지향하는 나실인(민 6:8, 삿 16:17)의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회개를 외치는 사람이 정작 본인은 그 당시 유행하던 부드러운 양털로 만든 사치스러운 옷을 입고 말씀을 전한다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 당시에는 주인이 여행에서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오면 종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먼지로 더러워진 주인의 신발끈을 풀어 신을 벗기고 물을 떠다가 발을 씻겨 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곧 임하실 메시아의 위대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 또한 자기 뒤에 오시는 ‘그분’이 누구인지는 잘 몰랐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께서 직접 오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메시아가 오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확하게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분이 하실 일은 분명했습니다. 요한이 물로 한 일을, 오실 분은 영으로, 성령으로 하실 것이라고 마가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가는 이야기 서두에 말라기와 이사야서, 두 성경 본문을 인용함으로써 약속을 언급합니다. 이스라엘이 수백 년 동안 간직한 위대한 약속은 야훼께서 드디어 출애굽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실현하셔서 자기 백성을 영원히 자유롭게 해 주시면, 그때는 바로 그분이 자기 백성과 함께 몸소 거하시리라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 일을 이루실까? 출애굽이야기에서는 하나님이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이스라엘 가운데 임재 하셨지만 이번에는 하나님의 영이 사람들과 함께, 사람들 안에 거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 약속을 간직하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요한은 그 약속이 이제 실현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예수의 좋은 소식의 시작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식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할 것입니다. 복음은 원래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나는 복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