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4. 14:57ㆍ마가복음강해
오늘 본문 말씀은 변화산에서 예수님이 변모하시는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그냥 환각이라고 치부하기가 쉽습니다. 유대인의 문헌과 전통에 보면 이런 사건을 기록한 내용이 많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의 ‘내면’을 평상시에는 볼 수 없지만 그 일상의 베일이 걷히면 더 온전한 실제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지만 이런 일을 경험한 사람들이 실제로 있으며 그런 사람들은 그 경험을 인생을 바꿀 만큼 매우 중요한 경험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체험적 신앙이라고 부릅니다
9:2-3,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더니 그들 앞에서 변형 되사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심히 희어졌더라”엿새 후에 예수님이 높은 산에 올라가셨다고 했는데 그 산이 어느 산인지 의견이 다릅니다. 어떤 학자는 갈릴리 부근에 있는 다볼산이라고 하기도 하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질문하신 가이사라 빌립보에 가까운 헤르몬산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산이 무슨 산인 것이 아니고 마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마가복음에서는 은유적으로 말하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끌고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관점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예수님은 특이한 행동과 이상하지만 심오한 말씀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그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보고 또 봤지만 결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눈이 뜨이고 처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내적 실재를 보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비록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지만 정말로 메시아라는 진리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이야기는 이처럼 여러 가지 의미에서 눈이 뜨이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그 초점은 전부 예수님과 그분과 함께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실제로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고, 비록 다른 차원이기는 하지만 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여러 겹과 여러 차원이 있으며 보통은 숨겨져 있는 그 차원들이 가끔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는 중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마치 처음 현미경 앞에 선 아이처럼 잠시 다른 차원의 실재를 들여다보고 경이로워할 것입니다. 이 산에서 일어난 일도 그랬던 것입니다.
9:4-5, “이에 엘리아가 모세와 함께 그들에게 나타나 예수로 더불어 말씀하거늘 베드로가 예수께 고하되 랍비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아를 위하여 하사이다 하니”본문을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하는 신학자들이 많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엘리야와 모세도 신성을 가진 셈이 되는데, 마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가는 예수님의 신성을 믿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이유를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다양한 세대와 문화의 신비가들이 겪는 비슷한 경험들이 말해 주듯이, 예수님이 하나님 사랑과 권능과 그 나라에 완전히 사로잡히신 표지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그 안에 푹 잠긴 나머지 예수님의 존재가 빛으로 변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지금까지 하나님 나라의 환상에 빠져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씀하고 행하셨다는 표시입니다. 그분이 참 예언자이며 메시아의 표시라고 마가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9:6-7, “이는 그들이 몹시 무서워하므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함이더라 마침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하늘에서 들린 음성도 바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하시는 아들이라고 마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엘리야와 모세는 그 길을 준비한 핵심 인물이고, 예수님은 그 일을 완성하십니다. 마가는 그 당시 제자들은 온전히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아들”이란 말의 의미를 후대의 그리스도인 독자들에게 더 온전하게 가르치고자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세례 때 들린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그 말의 의미는 메시아라는 것입니다.
9:9-10,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께서 경고하시되 인자가 죽은 자 가운데 살아날 때까지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 그들이 이 말씀을 마음에 두며 서로 문의하되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이번에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들이 본 것을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자가 죽은 자 가운데 살아날 때까지”라는 시한을 주십니다. 당연히 제자들은 의아했을 것입니다. 당시 유대교 사상에서 ‘부활’은 종말에 모든 의인에게 일어나는 일이지, 한 사람이 먼저 경험하는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마가의 독자들은 이미 예수님의 부활을 알고 있었지만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은 전혀 몰랐고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9:11-13, “이에 예수께 묻자와 이르되 어찌하여 서기관들이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리라 하나이까 이르시되 엘리야가 과연 먼저 와서 모든 것을 회복하거니와 어찌 인자에 대하여 기록하기를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하리라 하였느냐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엘리야가 왔으되 기록된 바와 같이 사람들이 함부로 대우하였느니라 하시니라”제자들은 성경에서 엘리야가 메시아를 위해 길을 예비할 것이라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다니엘 7장과 이사야 53장을 썩으신 것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엘리야가 이미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바로 세례 요한이 그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메시야가 감당해야 할 마지막 임무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 임무가 자신이 직접 고난 받고 죽는 것이라고 예수님이 이미 선언하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본문에 나오는 것 같은 극적인 경험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하늘에서 들린 음성대로, 하나님이 사랑하는 아들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그 말씀을 듣는 법을 배우다 보면 예기치 못한 영광이 나타나서 우리에게 힘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줄 것입니다. 이것이 영성훈련인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영성훈련을 잘 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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