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49. 12:28-34.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2023. 8. 25. 16:30마가복음강해

 

구약성경의 레위기나 신명기를 보면 십계명 외에도 하나님이 말라고 하시는 많은 계명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많은 계명들은 근본적으로 십계명을 확대 적용한 것입니다. 유대 선생들은 이 계명 외에도 600개가 넘는 유전을 만들어 지키게 했습니다. 이 600개가 넘는 계명들에 대해 유대 선생들은 중요한 계명 248개, 덜 중요한 계명 365개 하는 식으로 나누어 가르쳤습니다. 이 중에서도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한 계명인지 유대 선생들은 끊임없이 논쟁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던진 질문도 그와 같았습니다.

 이것은 ‘개인 윤리 규칙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 이상의 문제입니다. 유대인의 율법은 먼저 예배, 즉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원래 반영하도록 되어 있는 대상을 더 잘 사랑하고 예배해야 우리의 온전한 의미, 우리의 참 자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과 영과 지성과 힘을 다해서, 즉 우리 모든 삶으로 한 분이신 참 하나님을 기쁘게 예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그분을 위해 해야 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그렇게 산다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하늘에서와 같이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하나님 나라 사역을 통해 이제는 우리가 이 명령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요점입니다.

 12: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서기관 중의 한 사람이 예수님이 너무나도 율법을 명쾌하게 해석하시는 것을 보고 이 골치 아픈 계명의 문제에 대한 예수님의 견해를 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유대교 안에 많은 구전의 계명이 있고 거기에 많은 가산점이 붙어 아주 골치 아프게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은 무엇입니까?”하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율법을 풀 수 있는 핵심이 되고 열쇠가 되는 계명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12:29-30,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예수님의 첫 번째 계명은 유대교의 중요한 기도인 ‘쉐마’의 변형입니다(신 6:4-5). ‘쉐마’란 “들으라, 이스라엘아···”에서처럼 ‘듣다’라는 뜻입니다. 이 기도문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경건한 유대인들은 날마다 정기적으로 드리는 기도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과 가르침,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일을 통해 유대교의 이 기도와 희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건한 유대인들이 추구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형태의 ‘새로운 종교’가 아니라 율법과 예언의 성취였던 것입니다.

 12: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율법학자가 두 번째 계명에 대해 묻지도 않았지만 예수님은 두 번째 계명도 말씀하십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라고, 이것은 우리 대신 타인을 사랑하라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돌보는 것처럼 모든 사람을 그렇게 대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이 계명을 지키며 산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일 것입니다. 이번에도 예수님은 자신의 하나님 나라 사역이 이 계명을 실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이 계명을 실천하기를 정말로 기대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백성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겠다던 오래전 약속을 지금 성취하고 계시다고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답변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서기관은 예수님이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의도하신 의미를 끄집어냅니다.

 12:32-33,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여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예수님이 말씀하신 계명이 가장 중요하다면, 하나님을 예배하고 사랑하고 섬긴다는 의미가 그것이라면, 성전이 대변하는 모든 것, 날마다 주마다 해마다 드리는 희생 제사와 제물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는 예수님의 말씀에 있는 이면의 의미를 포착하고 거기에 동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그렇게 행동하신 것도 그 때문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쓸모없게 만들 유대교의 성취를 제시하신 것이라고 마가는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의도를 간파한 그 서기관을 칭찬하십니다.

 12:34,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예수님께서는 이 서기관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아주 가깝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사람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왔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이 사람은 더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헌 부대를 버리고 새 부대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옛 이스라엘이 아니라 새 이스라엘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굉장히 도전이 되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이 본문에서 말씀하신 계명을 지키고 따른다면 세상이 교회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고 우리들 또한 천국백성답게 삶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천국백성답게 살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