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가복음강해]#61. 15:40-47. "예수께서 묻히시다"

2023. 9. 12. 12:30마가복음강해

 

초대 교회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따르던 성도들을 비웃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예수님이 정말로 죽은 게 아니라고 말했을 것이며 혹은 제자들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시신을 훔쳤을 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혹은 그 여자들이 다른 무덤을 갔는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합니다. 마가 또한 이런 소문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소문을 일식 시키기 위해 마가가 예수님의 장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15:40-41,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작은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살로메가 있었으니 이들은 예수께서 갈릴리에 계실 때에 따르며 섬기던 자들이요 또 이 외에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여자들도 많이 있었더라”마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예수님을 따라다닌 여자들을 소개해 줍니다. 지금 마가가 이 여자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음 장에서 그들이 중요하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여자들이 십자가 사건과 매장 현장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 보았다(47절)고 말합니다. 이는 그들이 직접 보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여자들이 무덤을 잘 못 찾았다는 것에 대한 반론인 것입니다. 남자가 아닌 이 여자들이 일요일 아침에 처음으로 예수님의 무덤을 방문했던 것입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여성의 증언을 인정해 주지 않았기에 초대 교회가 이런 이야기를 일부러 만들어 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마가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5:42-43, “이 날은 준비일 곧 안식일 전날이므로 저물었을 때에 아라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 사람은 존경받는 공회원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해가 저물면 안식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아무도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면 예수님의 시신은 그냥 공동묘지에 버려졌을 것입니다. 이 긴박한 순간에 한 사람이 움직였던 것입니다. 마가는 요셉이 공회 의원이고, 존경받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또한 예수님의 장례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마가의 설명일 것입니다. 아마도 마가 당시에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은 요셉이나 그의 가족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장례문제에 대해 확인을 해 볼 수 있었을 것을 염두에 두고 마가는 요셉에 대해 설명했을 것입니다.

 요셉은 매우 위험할 수도 있는 일에 나섰습니다. 선동죄로 이제 막 십자가형을 받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동정심을 보이는 행위는 충분히 의혹을 살 만 했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혹시 예수님과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만 받고도 혼비백산했습니다. 마가는 요셉이 하나님 나라를 간절히 기다렸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그가 비밀리에 예수님을 지지했다는 것입니다. 요셉은 분명 예수님이 죽었다면 의당 해야 할 일을 자기가 한다고 해서 더 이상 잃을 것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죽음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는 이 일 때문에 의식상 부정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과 그다음 날에 하는 평소의 안식일 관습에 참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예수님을 가까운 가족처럼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당시 십자가형을 받은 사람의 시체는 가족이 오면 내어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해지기 전에 매장하는 것은 가족의 의무였다고 합니다. 시신을 매단 채 밤을 넘기지 않는 것은 율법을 지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요셉은 부정해지는 것과 의혹을 받는 것과 예수님의 동료라는 혐의까지도 감수할 작정이었던 것입니다.

 15:44-45, “빌라도는 예수께서 벌써 죽었을까 하고 이상히 여겨 백부장을 불러 죽은 지가 오래냐 묻고 백부장에게 알아본 후에 요셉에게 시체를 내주는지라”오후 세 시부터 안식일이 시작되는 일몰 사이의 짧은 시간에 일을 처리해야 했기에 요셉의 일정은 바빴을 것입니다. 골고다에서 빌라도의 본부로 갔다가, 성을 거쳐 오는 길에 수의를 사서 재빨리 일을 마무리해야 했던 것입니다. 빌라도가 골고다에서 지키고 있던 백부장을 불러서 예수가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안 요셉은 기다려야 했을 것입니다. 마가가 이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이유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주장했을 때 사람들은 예수가 정말로 죽은 것이 아니라 요셉이 교활하게도 반쯤 죽은 예수를 내려서 되살렸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가는 그러한 주장에 반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15:46, “요셉이 세마포를 사서 예수를 내려다가 그것으로 싸서 바위 속에 판 무덤 문에 놓으매”그 당시 매장문화는 두 단계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천으로 싸고 부패한 냄새를 줄이기 위해 향료를 잔뜩 바른 시신을 동굴 안에 있는 선반이나 틈에 안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다른 사신들이 같은 동굴의 다른 선반에 놓였다고 합니다. 1~2년 후에 살이 썩으면 해골을 모아 함에 담아 같은 무덤 내에서나, 아니면 다른 곳에 최종 안치했다고 합니다. 요셉은 지금 예수님의 시신을 첫 단계로 무덤에 안치하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시신은 두 번째 단계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부활하시기 때문입니다. 마가는 매장에 대한 설명을 마칩니다.

 15:47, “막달라 마리아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 둔 곳을 보더라”마가는 두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확인하고 있는 것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초대 교회 당시 여자들이 예수님의 무덤을 잘못 찾았다는 루머에 대한 마가가 반박하는 증거물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 무덤은 예수님의 것이 틀림없다고, 예수님의 부활 문제는 그 때나 지금이나 많은 논쟁이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기독교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나님이 예수님의 모든 것을 인정해 주신 사건인 것입니다. 이것을 믿는 것이 바로 ‘믿음’인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무엇을 믿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