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0. 13:50ㆍ요한복음강해
지금까지는 세례 요한과 제자들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되심이 증거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예수님께서 이적을 행하심으로 그의 신적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십니다. 예수님이 이적, 즉 표적을 행하시는 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는”(20:31)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갈릴리 가나의 결혼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내용입니다.
2:1-2,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예수님께서 빌립과 나다나엘을 제자로 삼으신 날로부터 사흘 되던 날을 가리킵니다. 갈릴리 가나는 수리아에 있는 가나와 구별하기 위해 갈릴리를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나사렛 북동쪽 5km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유대인의 결혼 잔치는 보통 1주일에서 2주일까지 계속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잔치는 예수님의 친척이었을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메마른 광야에서 금욕생활을 하면서 사역을 했는데 예수님의 첫 사역은 즐거운 혼인잔치에서 시작하셨고 그곳에서 첫 번째 표적을 행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져 예수님의 어머니는 예수님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합니다(3절). 그 당시 관습으로는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불편한 일이 아니라 체면상의 수치요 사고였던 것입니다. 가족들은 오랫동안 부끄러워하며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신랑과 신부는 이 일이 결혼 생활에 불운을 가져다줄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오셔서 뜻밖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신비한 표적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2: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는 단 두 번 등장합니다. 한 번은 오늘 본문에서고 또 다른 한 번은 십자가 아래서 입니다(19장). 그러면 저자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등장시킨 것은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자신의 ‘때’를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때”는 언제일까? 그 ‘때’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영광이 온전히 드러날 때를 가리키고 있다고 저자는 독자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치 속에 감추어진 영광을 보기 위해, 세상에서 믿음이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인 것입니다. 즉 창조의 말씀이 죽어 가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2:6-7,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 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유대인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신체 부위가 늘 더럽혀지기 때문에 외출에서 돌아오거나 식사 전후에 손이나 발에 물을 붓거나 씻어 자신을 정결케 했는데(마 15:2). 이것은 밖에서 접촉한 부정적인 것들을 제거한다는 종교의식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물 항아리에 예수님은 물을 가득 채우라고 명하십니다. 그런데 그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입니다(9절).
2:10,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저자는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유대교 정결 예식에 쓰이는 물 항아리에 있는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은 하나님이 낡은 유대교 체제 속에서 새로운 일들을 행하시고 계시며, 완전히 새롭게 이스라엘과 세상을 정화하신다는 표시라고 저자는 지금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2: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그 당시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표적이란 무엇일까? 요한은 무엇을 표적이라고 말하고 있을까? 표적이란, 적은 믿음만이라도 갖고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 계신 곳에서 하나님의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순간입니다. 표적이란 하늘이 열리고,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능력이 현 세계 속으로 뿜어져 들어오는 순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표적을 유쾌한 허구적 진실, 즉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필경 훨씬 더 깊고 ‘영적인’ 진리를 ‘예시하는’ 일들로 이해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표적’의 주요 핵심은 그것이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은 순간이라는 점입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이런 일들이 성전에서 일어난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또한 표적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땅에서 하늘의 현실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이야기라는 게 핵심인 것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표적들로 인하여 하늘의 생명이 이 땅에 임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말씀이 육신이 되신”분이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주제는 변화입니다. 즉 예수님이 함께 계실 때, 그리고 마리아가 하인들에게 말하듯이,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순종할 때 실현되는 다른 차원의 현실인 것입니다. 저자는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을 통해, 예수님이 사람들의 삶에 지금도 어떤 영향을 미치시는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 저자의 의도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변화란 “그가 하라는 대로 하세요”라는 마리아의 말을 누군가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에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본문에서 이 모든 일이 "사흘 째 되던 날“에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절). 요한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가?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복음은 예수님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마리아가 말하고 있는 것은 복음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들이 전하는 복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표적, 즉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사명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복음이 무엇인가를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냥 예수 믿으면 복 받고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만 전하면 사람들이 받아들이겠는가를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복음을 어떻게 전하고 있는지를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한복음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8. 3:1-13. "예수님과 니고데모" (0) | 2023.02.14 |
---|---|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7. 2:13-25. "성전을 정화하시다" (0) | 2023.02.13 |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5. 1:43-51. "빌립과 나다나엘" (0) | 2023.02.09 |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4. 1:35-42. "첫 제자들" (0) | 2023.02.08 |
[읽기 쉬운 요한복음강해]#3. 1:29-34. "어린 양과 성령" (0) | 2023.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