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3. 17:03ㆍ요한복음강해
고 고대 시대의 왕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고 합니다. 즉 나라를 자기 뜻대로 다스렸던 것입니다. 그런 왕이 되는 길은 혈족관계로 계승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혁명이 일어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고 합니다. 직계 족보에 들지 않은 어떤 사람이 왕관을 획득하는 길은 폭력을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이는 이방인은 물론이고 유대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이 빌라도 만나시기 약 200년 전에, 유다 마카베우스가 시리아에 맞서 군사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세움으로써 유대는 약 100년간 독립을 얻었고, 마카베우스와 그의 가문은 왕실의 지위를 얻었던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30년 전에, 헤롯 대왕은 동방의 대제국 파르티아를 격파했고, 그 보답으로 로마는 정당한 배경이나 족보가 없었는데도 그를 ‘유대인의 왕’으로 승낙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빌라도가 예수님을 심문하는 내용입니다.
18:33-35, “이에 빌라도가 다시 관정에 들어가 예수를 불러 이르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빌라도는 대제사장일행들이 예수님을 넘겨준 이유가 그가 자신을 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들었을 때, 이것은 그가 짐작하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즉 군사적 반란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의 삶이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왕이 무엇이고, 나라가 무엇이고, 왕이 어디에서 나오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는 자기 통치 영역 내에서 그런 일을 허용하지 않는 게 자신의 임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내놓고 물었던 것입니다. “내가 유대인의 왕이냐”라고 이에 대해 예수님이 대답하십니다.
18:3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본문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그 ‘나라’가 순전히 내세적이고 현재 세상과는 관련이 없는 영적이고 천상적인 실제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임하도록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므로 본문의 핵심 논점은 예수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서부터 오지(from)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세상’은 하나님을 거스르는 악과 반역의 근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자신의 나라가 현세적 기원이나 특성을 지닌다는 것을 부정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18:37-38, “빌라도가 이르되 그러면 네가 왕이 아니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 하신대 빌라도가 이르되 진리가 무엇이냐 하더라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대인들에게 나가서 이르되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였노라”예수님은 자기 나라가 현세에서 오지는 않았지만 현세적 지향점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온 이유가 바로 그 나라를 위하여 왔기 때문이고,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셨고, 또 보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17:18, 20:21). 즉 자신의 나라는 이 세상에서부터 오지는 않았지만 이 세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예수님은 진리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진리는 무엇일까? 진리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관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빌라도 같은 사람은 현세적 관점에서 파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가 아는 한 진리를 얻는 유일한 길은 칼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진리는 무엇일까? 예수님의 나라처럼 외부에서 오지만 이 세상에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 되는 신비한 특징을 지닌 선물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진리를 증언하러 오셨던 것입니다. 바로 자신이 진리시라는 것을
빌라도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생각하는 왕과는 예수님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시골 출신의 한 청년이 소규모 제자단을 이끌고 있었는데 그 제자단조차 다 도망가고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왕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죄를 찾지 못하겠다고 대제사장일행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8:39-40, “유월절이면 내가 너희에게 한 사람을 놓아 주는 전례가 있으니 그러면 너희는 내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주기를 원하느냐 하니 그들이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이 아니라 바라바라 하니 바라바는 강도였더라”요한은 지금 예수님이 유월절의 진리를 행하시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죽어서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된다고 말하는 진리, 자칭 왕이었거나 다른 누군가의 실패한 메시아 운동의 지지자였을 강도 바라바 대신 진리가 친히 거기 서서, 강도에게 임했을지 모르는 죽음을 짊어지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의미일 것입니다. 이것이 진리이고 진리가 하는 일입니다. 진리는 예수님 자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바라바를 위해, 이스라엘을 위해, 또한 세상을 위해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서도 그 십자가에 올라가신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예수님의 진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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