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6. 12:23ㆍ마가복음강해
예수님이 들려주신 꿈같은 이야기의 암호와 이미지는 성경에서 가져온 것이 많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 나오는 씨를 뿌리는 사람은 단순히 그들에게 익숙한 농경 생활에서 가져온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오랜 유배 후에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그 땅에 심으시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회복하셔서 오랫동안 가시와 엉겅퀴로 뒤덮여 있던 농장에 다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에덴동산의 회복까지 암시하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40:8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혹은 하나님의 말씀은 비와 눈처럼 좋은 열매를 맺게 한다(사 55:10-11)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록 풀은 시들고 꽃은 져도 하나님 말씀은 열매를 맺는다는 내용입니다.
4:1-2,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서 가르치시니 큰 무리가 모여 들거늘 예수께서 바다에 떠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온 무리는 바닷가 육지에 있더라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를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예수님은 왜 비유로 가르치셔야만 했을까? 아마도 예수님이 가르치시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회복되는 위대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온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즉 하나님 나라가 화려한 빛을 발하며 세상 무대에 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오히려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과 더 비슷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3~8절). 즉 땅이 적합하지 않아 씨가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상당량의 씨앗은 그냥 버려질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비유는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씨 뿌리는 비유는 사람들이 설교자의 말을 들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음을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시작하실 때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는 일종의 정치 풍자만화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참여했고, 어떤 사람은 별 반응이 없었다. 또한 어떤 사람은 듣고는 잊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열광하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 말씀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아주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가 자동으로 그 나라에 속하는 것은 아니라고 암호로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그 나라는 분명 오고 있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방식은 아닌 것입니다.
4:9,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예수님이 하신 모든 일은 당시의 이스라엘을 분열시켰던 것입니다. 본문의 비유는 그런 분열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이 비유 자체가 그 분열 과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씨 뿌리는 비유는 예수님 사역의 핵심을 잘 집약해서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모든 사람이 그 비유를 이해하기를 원하지 않으시다는 말인가? 지금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은 너무도 파장이 커서 길거리에 내놓고 하실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 운동은 어떠한 형태로든 매우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헤롯이나 로마 정부가 들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예수님이 제시하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대중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소문이 퍼지면, 일반 사람들도 분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수수께끼’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4:11-12절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시고”본문에서 말하는 비밀은 무엇일까? 이 비밀은 다니엘서에 예언된(단 2:44, 12:12-13)대로 하나님의 나라가 마침내 세상에 도래하여 사람들 가운데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것이라고 신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비유의 결과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죄 사함을 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누가 죄 사함을 얻지 못한다는 것일까? 그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입니다(14~20절).
예수님은 크게 두 가지를 나누어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는 아예 말씀 자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즉 자신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다든지, 아니면 어떤 이방신에게 빠졌다던지 어떤 학문적 자만심에 빠져 있는 자를 말합니다. 두 번째는 말씀이 들어가기는 하는데 뿌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싹이 자라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식물은 아래로는 뿌리가 마음껏 내려가야 하고 위로는 마음껏 가지가 자라야 합니다. 그런데 아래는 돌들이 있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너무나도 세상에 가진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신앙으로 인해 전혀 고생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즉 편하게 믿으려고 하는 사람이며, 전혀 핍박이나 반대를 당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기심이라는 돌이 단단히 박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뿌리가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비해 위로 가지가 자라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너무 염려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미래에 대한 염려, 돈의 염려, 자식의 염려 등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니 말씀의 싹이 위로 자라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실하려면 밭에 있는 돌도 다 끄집어내야 하고 잡초도 뽑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이 있다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 비유를 읽는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를 상당히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비유는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많은 경종을 울리는 내용일 것입니다. 과연 나는 어떤 밭일까? 하는 것을 생각하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이 시간 나는 과연 어떤 밭일까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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