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마태복음강해]#3. 2:1-12 "동방박사들이 예수를 찾아오다"

2022. 5. 25. 16:40마태복음강해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기록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두 군데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완전히 다릅니다. 즉 누가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 하늘에 허다한 천사들이 나타났으며 베들레헴 부근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 천사의 말을 듣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 와서 아기를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마태의 기록에는 그때 큰 별이 나타났으며 동방의 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경배하러 와서 예물을 드렸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마태와 누가의 기록이 다른 것은, 누가는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전과 탄생하신 그날의 일을 마리아를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마태는 요셉을 중심으로 해서 몇 달 뒤에 공적인 일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1-2,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가로등이 없던 고대 세계 사람들은 밤하늘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지역의 동쪽에 있는 사람들은 항성과 행성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탁월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각각의 별에 매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이 세상이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했으며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땅에서 어떤 중요한 일이 일어나면 그것이 하늘에 반영되는 것으로 믿었습니다. 반대로 항성과 행성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사건은 땅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자들은 마태가 말한 ‘별’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는 것은 목성과 토성이 주전 7년에 세 번 교차한 사실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입니다. 왜냐하면 목성이 ‘왕족’ 혹은 왕의 행성으로 여겨졌고 토성은 유대인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합니다. 유대인의 새로운 왕이 이제 막 탄생하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태는 왜 그 당시 유행하던 천문학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까? 마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이 진짜 왕이고, 늙은 헤롯은 가짜 왕이란 것입니다.

 2:3-4,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 왕이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서기관들을 모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 물으니” 당시 유다의 왕이었던 헤롯은 유대인이 아닌 에돔 사람이었으나 에돔이 강제로 이스라엘에 편입될 때에 이스라엘 사람이 되었습니다. 헤롯은 로마에 잘 보여서 유다의 왕이 되었지만 유대인들은 헤롯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헤롯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했지만 로마 황제를 위한 이방 신전도 건축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헤롯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헤롯은 왕직에 대하여 병적으로 집착했고 그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을 죽였을 정도로 폭군이었습니다. 이런 헤롯에게 유대의 왕이 태어났다고 하니 헤롯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헤롯은 아기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동방박사들을 이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헤롯은 우선 서기관들을 불러서 아기가 태어난 장소가 어디인지를 물었습니다.

 2:5-6, “이르되 유대 베들레헴이 오니 이는 선지자로 이렇게 기록된 바 또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 하였음이니이다”서기관들과 대제사장은 새 왕이 태어날 장소가 베들레헴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가서 5:2에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롯은 베들레헴에 태어난 아기가 자기의 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헤롯은 동방박사들을 곱게 보내면서 아기를 만나거든 자기에게 알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2:7-9,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 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서 있는지라” 헤롯이 박사들에게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물은 이유는 아기의 나이를 알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마도 박사들이 별을 보고 예루살렘까지 오는 데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었던 기간도 어느 정도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만났을 때에는 예수님이 태어난 지 석 달 가까이 되었을 때일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은 별의 인도를 따라서 무사히 아기 예수님이 계신 집에 도착했습니다.

 2:11,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함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고대 근동에서는 큰 왕이 태어나면 먼 곳에서부터 사신이 와서 왕께 예물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동방박사들이 드린 선물은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황금은 이 나라가 아주 번성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황은 아주 귀한 것으로, 왕이 존귀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몰약은 고대에 방부제로 사용하던 것인데 이것은 이 왕의 통치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즉, 박사들이 가져온 선물은 고대 사회에서는 왕이나 심지어 신에게 드리기 적합한 것으로 여겼을 물건인 것입니다. 마태는 다시 한번 예수님이 이 세상의 참된 왕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해서 예수님의 통치가 유대인들에게 국한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실 왕, 메시아에 대한 많은 예언의 핵심에는 그분의 통치가 온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시편 72편, 이사야서 11:1-10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이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모든 민족에게 가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시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28:19-20). 비록 예수님 자신은 사역하는 동안에 일부러 이방인들을 찾아다니시지는 않았지만(10:5-6),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본 바와 같이 박사들이 가져온 선물이 이야기해주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세상을 다스리는 참 왕의 탄생이라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먼 거리에서 온 동방 박사들이 별 볼일 없는 왕의 탄생이었다면 그렇게나 고생을 하면서 까지 왔겠는가를~그런데 그 참 왕의 왕관은 가시나무로 만든 것이었고 그분의 왕좌는 십자가였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시간 나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지 한 번 묵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